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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2 프로젝트-8 008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가족의 전통에 대해서 말해보라. 저희 가족은요. 커피를 굉장히 좋아해요. 일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이면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해해요. 식사는 각자 챙겨 먹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이 없다 보니깐 밖에서 많이 사 먹곤 하죠. 주변 사람들이 가끔 반찬을 챙겨주면 저희는 고마워하지만 때로는 난감해합니다. 처치하는데 굉장히 오래 걸리거든요. 술은 많이 먹지 않아요. 아버지가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잘 마시진 않아요. 하지만 가끔 아버지와 술잔을 기울이면 아버지는 굉장히 기뻐하세요. 강아지에게 너무 많이 간식을 주진 마세요. 살이 너무 많이 쪄서 들어올릴 때면 굉장히 무겁거든요. 이름은 ‘여름’이랍니다. 마지막으로.. 2020. 3. 20.
642 프로젝트-7 007 ‘응’, ‘음’, ‘어…’, ‘으음…’만으로 대화하는 장면을 써보라. “응.”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하던 행위를 멈추었다. 그리고 뒤에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환한 웃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응!” 사람들이 외쳤다. 이번에는 음악을 틀어보았다. 마이클 잭슨부터 시작해서 BTS까지 장르를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한참을 들려준 뒤 아예 고전으로 돌아가 베토벤을 들려줄까도 했지만, 하지 않았다. “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노래를 멈추라는 사인을 보냈다. “음.” 사람들이 말했다.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흥미롭고 흥분됐다. 노래만큼은 굉장히 비슷할 줄 알았는데. 취향 차이인지 몰라도 어쨌거나 다른 종류의 노래가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였다. 이번에는 축구공을 가져와보았다. 그리.. 2020. 3. 19.
642 프로젝트-6 006 인질의 몸값을 요구하는 편지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라. ‘너희 가족의 딸 세나는 우리가 데리고 있다. 세나를 구하고 싶으면 10억을 준비해라. XXX-YYYY-ZZZZ. 이곳으로 연락해라. 경찰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시, 세나의 목숨은 없다.’ 납치범은 세나의 가족을 협박하는 편지를 그렇게 썼다. 그리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그 집의 우편함에 직접 편지를 넣으러 갔다. 그는 집의 위치는 알고 있었기에 편지만 넣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언제부턴가 세나의 아파트 공동현관에 출입이 비밀번호로 통제되는 문이 생긴 것이다. 세나의 외출 후 동선만 파악한 것이 실수였다. 들어가는 방법을 세나에게 물어보면 되었지만 그녀가 쉽게 가르쳐줄 것 같지도 않았다. 또 귀찮았으며.. 2020. 3. 18.
642 프로젝트-5 005 당신은 우주 비행사다. 당신의 완벽한 하루를 설명하라. 나는 지금 굉장히 신기한 하루를 겪는 중이다. 신기하다는 말이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에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도 있다. 어쨌거나 지금 그런 기분에 매우 가깝다. 나는 현재 지구를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저 멀리 한없이 작아, 내가 인지할 수 없는 아주 미세한 점에선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어떤 한 점은 나를 걱정하고 있을 것이며, 또 어떤 점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기대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겠지. 그렇게 무수히 많은 점들이 있을 것이다. 그 무수히 많은 점들 중에서 내가 이렇게 지구를 바라보며 글을 쓰고 있다는 생각하는 이는 있을까.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최첨단 기술이 작용된 이 슈트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우주 속에서 유영하.. 2020. 3. 17.
642 프로젝트-4 004 2017년 당신의 페이스북에 상태를 업데이트해보라. -2017/1월 근육성장을 촉진하는 8가지 팁, A의 전역, 나의 훈련소 동기 전역 사진 -2월 내가 ‘인기 없는 남자들 모임’이라는 그룹에 가입한 것을 B가 포스팅하여 놀림, C와 D의 전역 사진에 내가 태그됨. -4월 공단기 ‘공부의 길을 잃은 것 같아요’, push up의 ‘굽은 어깨를 위한 스트레칭 5가지’ -5월 K대학교 웹진 uniK: 언어습관 개선 앱 ‘바른말 키패드’, 족발라면, 에릭카레 레시피 -6월 여러 음식(주로 디저트 위주) 레시피, E이의 전역 사진 태그, 하루 5분 승모근 없애기 스트레칭 -7월 F와 G의 게시글, 여러 친구들의 생일 축하, 떠먹는 치즈 감자 레시피 -8월 승모근 스트레칭, 오사카 in 서울 -9월 여러 .. 2020. 3. 16.
642 프로젝트-3 003 화초가 죽어가고 있다. 화초에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 언젠가 식물원에 간 날이 있었다. 간 이유는 별 거 없었다.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너무 지루했고, 해야하는 것들은 없었으며, 무엇보다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다. 하지만 주머니엔 몇 푼 없었고, 그랬기 때문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몇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고른 것이 식물원이었다. 동기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단 얘기다. 온갖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공기는 신선했으며 살짝 습하기는 했지만, 근래 볼 수 없었던 것들 것 넘쳐났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조금 설레고 있었다. 다만 사람들도 많았고, 그 중 유독 커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것만 짜증나 있었다. 이 밖에서도 혼자인데, 여기서도 혼자라니. 그래도 이왕 돈 내고 온 거, 즐기고 .. 2020.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