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6 내가 발견한 것
‘발견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을 먼저 생각해보았다. ‘잃어버리다’는 굉장히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 반해, ‘발견하다’는 쉽게 정의되지 않았다.
‘발견하다’=’찾아내다’를 의미하는 걸까,라고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무엇인가 부족했다. 발견한다는 것은 구체적이었다. 찾아낸다는 범주 안에 발견하는 것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발견하다: [동사]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내다. ‘발견하다’의 사전적 정의이다.
이러한 의미라면 나는 그 어떤 것도 발견한 것이 없다. 내가 사용하는 모든 것은 이미 누군가의 개발품이며, 내가 배우는 모든 것은 앞서 있던 사람들의 지식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다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그렇게 말도 되지 않는 무한루프를 발견했다는 사실에 자위했다.
오늘 역시 어찌어찌 글을 썼다는 싸다 만 똥 같은 글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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