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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심리학 공부

심리적 매듭

by 파블러 2019. 11. 19.
 얼마 전에 한국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친구 한 명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온 그는 내립다 일을 진행했죠. 한국에 돌아가야 볼 수 있다고 생각한 친구가 여기까지 와서 일을 진행시키는 것을 보니 독하게 보기도 하였고, 무리하는 것 같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미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정도 일을 마무리짓자, 그제서야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였다고 해도 생각해보면 그리 오래 전도 아니었는데, 참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생이 심했는지 피골이 상접해있었어요. 같이 밥을 먹는데 잘 먹지도 못했습니다. 애써 웃으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제 눈엔 그게 더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몇 마디를 나누었고, 울음이 터진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습니다.

 가끔 저는 우리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오곤 합니다. 이런 때가 그 중에 하나가 아니지 싶습니다. 누군가가 울고있다면 우리는 그에게 동정해줄 필요를 느끼고, 이는 곧 그가 약하다는 인식이 뒤따라온 것 같습니다. 확실히 누군가가 우는 모습을 떠올리면, 양손으로 눈을 가리면서 눈물을 훔친채 움츠려들어 쉽게 공격받을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렇기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주변에서도 “울지 마!”라고 말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 친구도 아마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겠죠.

 그렇지만 심리학에서는 말합니다. 울음을 참는 것이 강한 것은 아니라고. 되려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신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심인성 질환, 마음의 병이라고도 하죠. 암이나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병은 사람의 심리와 꽤나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병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가 ‘심리적 매듭’을 적절히 풀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감정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고 배출구가 잘 되어 있다면 마음이 아플 일도 적으니 문제가 되지 않겠죠. 하지만 그 반대의 사람이 배출이 되지 않았을 때, 심리적으로 꼬여버리게 되는 겁니다.

 제 친구는 누가 보아도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을 했죠. 감정을 배출하지 못하고 참기만 하니 신체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가보였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이 친구는 나은 편입니다. 적어도 힘든 것을 나중에는 인정했거든요. 이 친구보다 훨씬 괜찮은 척 참는 친구, 저는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런 것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책에서 이런 글을 봤습니다. 어떤 감정이던 그것을 통과하게 놔두라고. 아마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감정을 오랫동안 여실히 잡고있는 것도 보기 좋지는 않지만, 꾹 참고 있는 것도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인내와 미련은 다른 뜻이기에 다른 형태의 단어로 존재합니다.

 여인숙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악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
 잘랄루딘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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