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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2 프로젝트

642 프로젝트-14

by 파블러 2020. 3. 31.

 014 당신이 마치 책 속의 인물인 것처럼 자신의 외모와 성격을 3인칭 시점으로 묘사하라.

옹고집

 이 글씨가 보이는 화면 앞에 올해로 27살인 C가 있다. 이제는 있었다고 표현하는 게 옳을 것이다. C는 키는 180 cm이고 몸무게는 78 kg으로 키에 비해 무게가 나가는 편이지만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리는 굵은 편이다. 많은 유전자를 어머니에게 받았고, 허벅지 또한 어머니를 닮았다. 어렸을 때는 이런 굵은 다리가 무지하게 싫었지만- 옷 핏이 극도로 좋지 않아 보였기 때문에- 현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는 역시 하체지!’ 라고 생각하면서, 튼튼한 다리에 어느 정도 자부심을 느낀다.

 다리가 짧은 만큼 허리도 길다. 뱃살이 조금 있다. 조금 많이 있다. C의 요즘 최대 고민은 좀처럼 빠지지 않는 이 옆구리 살을 잘라내어 다른 곳에 이식할까, 이다. 팔도 대체로 긴 편이다. 손의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발의 크기가 큰 편이다. 그래서 한 때 C의 자세가 구부정했을 때는 설산에 사는 괴물을 연상케 했다. C는 폼이 구부정해 보이지 않기 위해 항상 신경을 쓰고 다닌다.

 목은 굵은 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길다.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별명이 기린이었다. 한 때 이것 또한 그는 싫어했지만, 지금은 무덤덤해한다. 간혹 그는 기린이라는 별명을 쓰는 것을 보면, 이제는 싫어하기보다는 즐기는 것 같다.

 기린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목뿐만이 아니다. 그의 눈썹도 한몫을 했다. 그의 굵고 긴 속눈썹은 비단 기린 뿐만 아니라 짐승을 연상케 했다. 낙타, 사슴, 캥거루 등. 뿐만 아니라 그의 식습관은 굉장히 특이했다. 하관이 타인에 비해 넓고, 무언가를 씹을 때 입을 굉장히 많이 움직인다. 때문에 그의 친구들은 밥을 먹으랬지, 되새김질을 하네라며 놀린다. 이 습관과 C의 몇몇 외형 요소들은 반추동물을 연상케 하기에는 충분하다.

 운동을 잘하지는 못하는 편이다. 그는 스스로의 몸을 다루는 데에는 그리 재능이 좋지 못하다. 농구는 좋아했지만 축구는 싫어했다. 배드민턴은 좋아하지만 탁구는 싫어했다. 축구장처럼 너무 넓은 것이 싫고 탁구대처럼 너무 작은 것이 그는 싫었다. 뭐든 적당한 것이 그에게는 좋았다.

 이런 성격으로 보아 그는 적당한 것을 좋아한다. 너무 튀지도 않고 너무 뒤쳐지지도 않는. 적절하다고 해야할지 애매하다고 해야 할지,그는 스스로도 모른다. 외향적이지도 내향적이지도 않은 탓에 혼자 있는 것을 즐기다가도 가끔 나갈 때면 하루 종일 밖에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집착을 하는 것도 당하는 것도 굉장히 싫어한다. 아무리 좋은 의견이 그의 귀에 들려와도 강제성이라는 성격을 띠게 되면, 그는 그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다. 되려 반대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오로지 그가 맞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한다. 때문에 손해보는 일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는 경우는 몇 없어 이 정도에 만족한다. 한 마디로 옹고집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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