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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심리학 공부

자기 지각

by 파블러 2019. 10. 14.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고작 두 개의 어절로 이루어진 이 의문문은 간결하게 대답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한없이 어려운 대답을 이끌어낼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신기한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심리학자인 D. J Bem은 이런 질문을 조금이라도 답할 수 있기 위해 자기 지각 이론(self-perception theory)’를 만들었다. 자기 지각 이론이란 간단히 말해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자아 인식으로, 자신에 대한 필요, 동기, 태도, 감정 등의 심리 상태와 인격의 특징에 대한 인식과 판단을 말한다. 이러한 정의로 인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뿐만 아니라,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혹은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같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자기 지각 범주에 포함시킨다.

 그렇다면 자기 지각, 즉 스스로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왜 중요한 것일까? 자각할 시간이나 사용되는 에너지를 다른 데에 소모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지 않을까? 더 나아가 스스로에게 집중하기 보다 타인에게 신경을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나 역시도 예전엔 이렇게 생각했었다. 나의 의견보다는 타인의 의견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보다는 좀 더 실용적으로 쓰일 만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등 밖에서 보이는 화려한 것에 치중했다. 무엇보다 속으로 혼자 골똘하게 생각하며 자신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은 좀생이 같아 보였던 것도 있었다.

 그러던 중에 내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었다. 남들의 기준으로 무조건적으로 맞추다 보니 그것을 해야만 하는 동기는 계속 보여도 내 것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러니 계속 실패하게 되고 부정적인 평가만 스스로에게 내렸으니 나중엔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겁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더 나아가 정상적인 정신생활이나 감정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자기 자신을 모른 채도 두는 것은 헤어날 수 없는 늪에서 헤어나오려고 발버둥치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또한 자기 자신을 잘 안다는 것은 남들과 잘 지내기 위한 필수 조건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최근에 들었던 생각은 나는 모든 사람들과는 잘 지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나와 안 맞는 사람이 있고, 내가 아무리 못해도 나와 잘 맞는 사람이 있다. 내가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해도 그 사람과 맞지 않으면 상처받는 것보다는 내가 못하고 실수를 해도 그걸로도 하루종일 웃게 만들어줄 수 있는 나와 맞는 사람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과하면 좋지는 않을 것 같지만. 어찌됐건 스스로를 알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게 이렇게 중요하다니까?>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스스로를 잘 알면 된다. 그렇다면 자신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를 때는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해보세요, 라고 말해주고 싶다. 대신 자신이 지금껏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길 바란다. 지금껏 했던 것들이 있는데, 자기 자신이 이걸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품는다면, 그것은 누가 봐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구태여 보태자면 나는 지금껏 운동을 많이 하지 않고 살았는데, 아는 동생에게 이끌려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서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새에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 라는 의미이다. 영어는 영어인데 왜 이따위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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